22일.

연극이 끝났다


23일.

자다가 오후가 되면 종현이를 부르며 울었다.


24일도 그렇게

갑자기 울었다


종현이가 보고싶다.

네가 살아있었으면,

네가 디제이를 하고 있었으면,

또는 그럴 가능성이라도 있었으면,

근데 왜 아닌 걸까,


그렇게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어진다.


내가 훗날 라디오 피디가 되어도

너를 그곳에서 볼 수는 절대로 절대로 없겠지.


왜 그 가능성은 있다가 없어지고 다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걸까.


관심 있게 읽었던 추리소설 제목을 찾으러 에전 블로그에 오랜만에 들어갔을 때

일본에서 (의외로) 종종 글을 올렸던 것에도 놀랐지만

그 글들의 대부분이

네가 살아있을 때...

지금을 생각지도 못했을 때 썼다는 사실이 훅 찔러왔다


어째서 많은 다른 그룹들은 다섯, 일곱, ... 처음 시작대로 그대로 잘 있는데

하필 왜

하필 너일까


처음부터 이럴 운명이었다는 건 너무 가혹하다.

그러니까... 그럴 리가 없다고


믿고 싶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그렇다면 대체 (존재한다면) 신은 무슨 생각인 건지.

그렇게 시작시키고 끝낼 거였다면

왜 그런 건지

그 동안 행복했다면 됐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시험이라도 하려는 건지


네가 간 후에 새롭게 세상에 나온 것들

그런 것들을 넌 영영 모르는 건지

정말로


네가 그리울 땐 이제 어딜 가야 하는지



대체 이런 의문들에 누가 답을 해줄 수 있는지 해줄 수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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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번역


愛を伝えたいだとか (사랑을 전하고 싶다라든가) / あいみょん (아이묭)




健康的な朝だな こんな時に君の愛してるが聞きたいや

건전한 아침이네

이런 때에 네 '사랑해'가 듣고 싶어


揺れるカーテン少し浮いた前髪も すべて心地いいさ

흔들리는 커튼, 조금 뜬 앞머리도

전부 느낌이 좋단 말이지 それに割れてしまった目玉焼き

ついてないなあ

거기에 깨져버린 계란프라이

붙질 않네

バランスをとっても溢れちゃうや 少し辛くて少しすっぱくて甘ったるかったりさ

밸런스를 맞춰도 넘쳐버린단 말이지

조금 맵고 조금 시고 또 달기도 하고

とりあえず今日は

어쨌거나 오늘은 バラの花に願いこめてさ 馬鹿な夢で踊ろう

장미꽃에 바람을 담아서

바보같은 꿈에서 춤을 추자


愛を伝えたいだとか 臭い事ばっか考えて待ってても

だんだんソファに沈んでいくだけ

사랑을 전하고 싶다라든가

말도 안 되는 것만 생각하면서 기다리고 있대도

점점 소파에 파묻혀갈 뿐


僕が明日いい男になるわけでもないからさ 焦らずにいるよ

今日は日が落ちる頃に合えるの?

내가 내일 좋은 남자가 될 리도 없으니까

조급해하지 않고 있을게

오늘은 해가 떨어질 즈음에 볼 수 있니?

完璧な男になんて惹かれないと 君が笑っていたから悔しいや

'완벽한 남자 따위 끌리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네가 웃고 있었으니까 분하다구


腐るほどに話したいこと沢山あるのにな

寂しいさ

썩어날 정도로 얘기하고 싶은 게 아주 많은데 말야

쓸쓸하고 말이지

結局のところ君はさ

どうしたいの?

그러니까 결국 너는 말이야

어쩌고 싶은 거야?


まじで僕に愛される気あんの?

진짜 나한테 사랑받을 마음이 있긴 한거야?


雫が落ちてる

窓際目の際お気に入りの花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어

창가 가장자리 마음에 드는 꽃에


とりあえず今日は 어쨌거나 오늘은

部屋の明かり早めに消してさ どうでもいい夢を見よう

방 불은 일찌감치 끄고

뭐래도 상관없는 꿈을 꾸자

明日は2人で過ごしたいなんて 考えていてもドアは開かないし

내일은 둘이서 보내고 싶다라든가

생각하고 있어도 문은 열리지 않고 말이야


だんだんおセンチになるだけだ僕は

점점 센치해질 뿐이라고 난


愛が何だとか言うわけでもないけど ただ切ないと言えばキリがないくらいなんだもう嫌だ

사랑이란 뭐다라든가 말할 것도 아니지만

그저 슬프다고 말하면 끝이 없을 정도라고 아 이젠 더는 싫다

ろうそく炊いてバカでかいケーキがあっても 君が食いつくわけでもないだろう

초도 켜고 바보같이 큰 케이크가 있대도

네가 좋아서 덤벼들 리도 없겠지?

情けないずるい事ばかりを 考えてしまう

한심하고 치사한 것만

생각하고 말아


今日はバラの花もないよ

汚れてるシャツに履きなれたジーパンで 오늘은 장미꽃도 없어

더러운 셔츠에 너무 입어 익숙해진 청바지로


愛を伝えたいだとか 臭い事ばっか考えて持ってても 사랑을 전하고 싶다라든가

말도 안 되는 것만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대도


だんだんソファに沈んでいくだけ

점점 소파에 파묻혀갈 뿐이고

僕が明日良い男になるわけでもないからさ 焦らずにいるよ 내가 내일 좋은 남자가 될 리도 없으니까

조급해하지 않고 있을게


今日は日が落ちるころに会えるの?

오늘은 해가 떨어질 즈음에 볼 수 있니?


샤이니(SHINee)

'The Story of Light' EP.1 - The 6th Album

2018.5.28.


일단 사운드가 '미친 듯이' 좋다. 첫곡 'All Day All Night'부터 베이스와 드럼 소리가 심장까지 건드릴 듯 무섭게 치고 빠진다. 멤버들의 목소리는 하나인 듯 섞였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날카롭게 독자성을 주장하며 튀어나오기도 한다. 이게 뭐 그리 새롭냐고? 그냥 샤이니가 항상 잘하던 것 아니었냐고? 그렇다. 그러나 항상 잘하는 것이었다고 해서 그걸 칭찬하지 않을 이유는 없는 거다. 이런 앨범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면 모를까, 생각보다 많지 않은 형국에는 더욱. 두 명 이상의 목소리를 이렇게 일체감 있게, 동시에 하나하나 고유하도록 엮는 것만 해도 어려운데, 그렇게 완성된 보컬 라인이 곡과 완벽하게 조응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 지점에서 케이-보이 그룹 중에서 샤이니가 독보적이라는 생각은 일찍이 몇 년 전부터 했지만, 강조할 것은 그들은 점점 자기발전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미 넘을 것이 그들뿐인데, 매 앨범마다 그들은 그것을 '한다'.


곡별로 이야기해 볼까. 첫 곡 'All Day All Night'은 (이번 콘셉트 포토나 타이틀 뮤직비디오와도 더없이 잘 어울리는) 새가 지저귀는 숲의 소리로 시작한다. 동시에 이들이 열고자 하는 하나의 세계 역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그토록 환상적이고 느긋한 분위기였던 인트로와는 딴판으로 태민의 (일종의 오만함마저 깃든 듯한) 보컬과 공격적인 비트가 속도감 있게 밀려오면, 듣는 이는 당황하면서도 긴장이 탁 풀리는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자의 손을 한번에 휘어잡고 경주(競走)를 하는 이 트랙은 혹자가 가졌을 쓸데없는 노파심과 이른 걱정을 단숨에 지우고 3부작 앨범의 시작점이라는 구체적이고도 분명한 '공간'에 언제인지도 모르게 데려다 놓는다. 칼을 간 듯 정확하게 들어오는 보컬과 연주가 경합하며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부러 싱잉(singing)과 샤우팅(shouting)의 중간 어디쯤에 위치하는 톤으로 처리한 후렴구도 신선하다. 위에 곡을 시작하는 태민의 보컬에 일종의 오만함이 깃든 것 같았다고 썼는데, 사실 이 곡 전체가 그러하다. 누가 오만함을 나쁘다고만 하는가? 이유 있는 오만함은 연륜과 자신(自信)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 지점에서 이 곡의 오만함은 듣는 이도 흡족하게 하는 오만함이다.


세련된 색감과 연출의 뮤직비디오로 일찍이 기대를 갖고 있던 타이틀곡 '데리러 가(Good Evening)'은 들을수록 좋은 곡이다. 'All Day All Night'의 속도감을 단번에 부드럽고도 능숙하게 끌어내리며 시작하다가 본격적인 퓨처 베이스 스타일로 후렴을 끌고 가는데, 이 강렬한 후렴에 지지 않게 멤버들의 가성과 진성이 교차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표출한다. 랩 부분 외에는 전부 한국어로 풀어낸 가사 역시 확실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더없이 만족스럽다. 이어지는 'Undercover'는 이국적인 음 조합을 적재적소에 사용하여 비슷한 장르의 반복에서 오는 피로감을 차단하고, 'JUMP' 역시 디스코적 요소를 섞어 딱 기분 좋을 정도의 질주감을 선사하고 있다. 마지막곡 '안녕(You&I)'은 신스 사운드를 부드럽고 묵직한 톤으로 사용해 앨범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좋은 발라드를 들려준다.


전반적으로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재치있게 가한 변용과 이젠 완전히 원숙하게 곡을 리드하는 멤버들의 보컬이 이 앨범을 완전히 새롭지 않되 역설적으로 새로운 무엇으로 만든다. 민호와 키의 래핑(정확히는 둘의 조합) 역시 더욱 자연스러워졌고, 키가 처음으로 전체 작사를 시도한 '안녕(You&I)'은 부담스럽지도 과하지도 않은(게다가 역시 전부 한글 가사로 쓰인!) 좋은 이별 곡이니 멤버들의 발전 역시 살뜰하게 챙겼다. 매너리즘도 자기복제도 우습게 비껴간, 10주년을 기념하고 자축하는 3부작 앨범의 시작으로 전혀 아쉽지 않은 첫 번째 EP. 10년이 지나도 이들의 음악이 자신들의 곡 제목처럼 'Colorful'하다는 것은, 아니 오히려 더욱 컬러풀해지는 것만 같은 것은 (이들이 늘 꾸준히 잘했기 때문에 너무나 쉽게 가려지곤 하지만) 분명히 더 많은 이가 놀라고 경이로워할 만한 일이다. 이들의 10주년이 결코 허투루 쌓여온 게 아님을 그들은 이 정도로 잘 증명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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